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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Money Insight

코스피 과열을 판단하는 기준을 세워보자.

by 투동자 황소장 2021. 4. 26.

코스피 과열을 측정하는 기준을 세워보도록 하겠습니다. 코스피의 과열 상태를 우리 같은 개인 투자자가 알 수 있을까요? 미리 말하지만, 미래의 주가를 예측하는 건 어리석은 행위입니다. 미래의 주가는 누구도 알수 없고, 예측할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칫 잘못하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확증편향에 빠져버릴 수 있습니다. 만약 거시경제를 잘 본다고, 미래의 주가가 예측 가능했다면 지구에서 가장 부자가 된 사람은 경제학자들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이 세계 최고부자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의 과열 상태를 예측하고 싶다.

인간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합니다. 무의미하다는 걸 알면서도 미래를 예측하고 싶어 합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개별종목의 상승과 하락은 기업의 고유 가치보다 코스피의 장세 영향을 더 많이 받습니다. 저는 안전마진을 기반으로 개별종목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하는 투자자이지만, 아무리 개별 종목의 주가가 기업의 가치에 비해 저평가되어있더라도, 코스피 지수가 하락하면 모든 종목이 하락합니다. 그 이유는 투자자산마다 들어가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돈의 크기에 한계가 있고, 다른 투자자산으로 사이클이 이동하면 자연히 매도세가 강해지는 것이라 추측합니다. 

 

주식이 폭락하면 주주들은 공포를 느끼고 가지고 있는 주식을 다 집어던집니다. 만약 폭락의 시점을 안다면 과매도 구간에서 저렴하게 주식을 담아서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코스피 지수가 50% 하락하면 그냥 주워 담으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수가 50% 하락했을 때 쉽게 담을 수 있을까요? 장담하는데 진짜 그 공포가 오면 대부분은 무서워서 매수 잘 못합니다. 바닥이 어딘지 모르기 때문에 전문가들도 분할매수로 대응합니다.   

 

세일 기간이라고 생각하는데 현금비중이 작고 이미 주식에 물려있다면, 그것만큼 고통스러운 것도 없습니다. 폭락의 그날만 기다리면서 투자를 안 하고 있을 수는 없기 때문에 현금 비중을 두는 것입니다. 정확한 미래 예측까지는 아니어도, 장세를 판단해서 장세가 좋지 않을 것 같다 싶으면 현금 비중을 늘리고, 장세가 좋을 것 같으면 현금 비중을 낮춰서 투자하는 것입니다. 근데 뭘 보고 그 장세를 판단하면 좋을까요?

 

저는 그 기준을 세우기 위해서 코스피 지수 자체의 PER, PBR을 분석해보려고 합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코스피 지수의 PER, PBR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을 것입니다. 개별종목의 PER도 모르는 마당에 코스피의 PER이라니요... 그리고 지수의 PER, PBR을 알아도 장세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준은 세우기 나름입니다. 기준은 필요한 것이고, 그 기준을 상식적인 선에서 세울 수 있다면 충분히 전략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나름의 기준을 세우기 위해서 코스피 지수의 PER, PBR을 분석해보려고 합니다. 일단 데이터가 있어야 하는데 코스피 지수 PER, PBR 데이터는 한국거래소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자세한 방법은 아래 링크에서 이전 포스팅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코스피 지수 PER, PBR 확인하는 방법

 

현재 코스피지수의 상태

작년 코로나의 영향으로 코스피 지수 종가 기준 최고 하락은 1457포인트였었습니다. 현재 코스피 지수는 3200을 뚫었고, 계속 상승 중에 있습니다. 근 1년 사이에 V자 반등으로 2배가 넘게 코스피 지수는 상승했습니다. 코로나 폭락 때 가장 하단에 있던 2020년 3월 19일 코스피 전체의 PER은 12.09, PBR은 0.59 였습니다. 

 

코로나폭락때-코스피지수-per
코로나때-코스피지수-가장큰하락

 

현재 코스피 지수의 PER은 32.99, PBR은 1.3입니다.  그럼 PER, PBR을 기준으로 과열에 관한 일정한 기준을 세워보면 어떨까요? 어떤 기준을 세울 수 있다면, 지수가 50% 하락이 오는 시점에서도 마음 편히(?) 주식을 매수할 수 있고, 장세를 판단하고 원칙을 지켜가면서 트레이딩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 봅니다. 

 

코스피지수-2021년04월23일
코스피지수-2021년04월23일

 

저는 기본적인 기준을 PER 10, PBR 1로 잡겠습니다. 이건 그냥 임의적으로 정한 저만의 기준입니다. PER(주가수익률)이 10이라는 건 투자자들의 기대수익률이 10% 정도라는 것과 비슷한 말입니다. 1년 동안 1주가 벌어들이는 수입이 주가의 10% 정도인 것입니다. 이주가가 유지되고 있다는 건 코스피 투자자들은 PER 10 정도는 용인하고 있다는 뜻이겠습니다.

 

 PBR(주가순자산율)이 1이라는 것은 기업의 주식 가치가 기업이 가진 순자산만큼은 된다는 뜻과 비슷합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저는 안전마진을 중요시합니다. 그래서 PBR1 이하의 종목들을 좋아합니다. 이건 저만의 특이 상항이 아니라 모든 투자자들도 그렇게 생각할 것입니다. 코스피도 마찬가지로 PBR1 이하일 때 매수세가 많이 몰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PER, PBR에 대해서 잘 모르신다면 다음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기본적 분석 시리즈 - PER, EPS 계산
기본적 분석 시리즈 - PBR, BPS 계산

 

코스피 지수 PER, PBR 차트

한국거래소에 코스피지수 데이터를 얻어서 차트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데이터 중간에 빠진 수치도 있고, 2002년 이전에는 PER 데이터가 없어서 20년 정도만 가지고 차트를 만들어 봤습니다. 먼저 PER 차트입니다. 

 

PER 차트

 

코스피지수와-per-비교
2002.04-2021.04-코스피지수-PER추세

 

파란선은 코스피 지수이고 기준금액은 왼쪽에 있습니다. 주황선은 PER이고 기준 수치는 오른쪽에 있습니다. 빨간 점선은 PER 10의 라인에 줄을 그은 것이고, 빨간 점은 PER이 10인 지점을 표시한 것입니다. 그리고 표시한 빨간 점 Y축의 보라색 점은 PER 10 해당 시기의 코스피 지수입니다. 

 

차트에서 보듯이 보라색 점이 우상향 하고 있습니다. 보라색 점이 우상향하고 있다는 것은 PER 10을 기준으로 봤을 때 한국 코스피 기업들의 수익률이 2002년부터 20년간 약간의 진폭은 있지만,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 됩니다. 이번에는 PBR 차트를 보겠습니다.

 

PBR 차트

코스피지수와-pbr-비교
2002.04-2021.04-코스피지수-PBR추세

 

파란선은 코스피 지수이고 기준금액은 왼쪽에 있습니다. 녹색선은 PBR이고 기준 수치는 오른쪽에 있습니다. 빨간 점선은 PBR1의 라인에 줄을 그은 것이고, 빨간 점은 PBR이 1인 지점을 표시한 것입니다. 그리고 표시한 빨간 점의 Y축 상의 보라색 점은 PBR1 해당 시기의 코스피 지수입니다. 

 

차트에서 보듯이 보라색 점이 우상향하고 있습니다. 보라색 점이 우상향 한다는 것은 PBR 1의 기준으로 한국기업들의 순자산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음을 뜻합니다. 

 

코스피 지수 과열을 알아보기 위한 기준을 세워 봅시다

먼저 작년 코로나 폭락 시기 중 가장 깊은 폭락을 기록한 2020년 3월 19일의 코스피 지수의 PER과 PBR을 알아보고 제가 세운 기준점인 PER 10, PBR1로 환산을 해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코스피 지수를 역으로 구해보려 합니다.  

 

작년 코로나 폭락 때 가장 깊은 폭락은 종가 기준 주가 1475포인트, PER 12.09, PBR 0.59입니다. 이건 환산해서 계산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12.09 : 1475 = 10 : X (코로나 당시 주가 PER 10 계산) // 1229포인트
  • 0.59 : 1475 = 1 : X (코로나 당시 주가 PBR1 계산) // 2500포인트

위의 계산을 환산하면 코로나 폭락 당시 주가 기준은 PER 10으로 잡았을 때는 1229포인트, PBR1로 잡았을 때는 2500입니다.

 

코스피지수와-per-pbr-비교

 

다시 PER 차트를 봐봅시다. PER 차트에서 마지막 보라색 점이 찍힌 2018년 12월에 주가지수는 2000입니다. PER 10 기준으로 2018년 12월 기업의 수익이 코스피 지수 2000에 상응한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1년 3개월 후인 2020년 3월 최저점 때 PER 10으로 환산해 본 결과, PER 10에 상응하는 코스피 지수는 1229포인트입니다. 지난 1년여간 기업의 수익이 적었다는 말이 됩니다.

 

차트에서 말해주듯이 2018년 12월부터 - 2019년 12월까지 코스피 지수가 하락하는 과정에도 PER은 오르고 있고, 코스피지수는 원점에 올라 250포인트 정도 조금 상승했을 때, PER은 급격히 상승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코스피 기업들의 전체적인 수익률이 급격히 저하되고 있었다는 걸 PER 차트가 없었으면 우린 몰랐을 겁니다. 

 

그다음 PBR을 봅시다. 2020년 3월 코로나 폭락 때 PBR1 기준으로 계산한 코스피 지수는 2500입니다. 이는 이전에 점이 찍힌 2016년 2000포인트보다 25% 높은 수준입니다. 이 말은 기업이 가지고 있는 순자산은 계속 우상향 중이라는 말이 됩니다. 즉, 코스피가 빠졌어도 기업이 가지고 있는 돈은 많이 흔들리지 않았다는 뜻이 됩니다.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제 가세운 기준으로 현재 주가를 환산해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결론 1 - 현재 코스피는 과열 상태인가? 

2021년 4월 23일 종가 기준 주가 3186포인트, PER 32.99, PBR 1.3 계산식은 위와 동일하니 생략하겠습니다. 계산을 해보면 PER 10 기준 주가 = 965포인트, PBR1 기준 주가 = 2450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기업의 수익은 코로나 때보다 더욱 줄어들었고, 기업이 가지고 있는 순자산도 약간 줄어든 상태입니다. 그로 인해 PER과 PBR이 폭등해 보이는 차트를 그리고 있습니다. 

 

2021년 1분기의 기업 실적이 모두 나와봐야 알겠지만, 현재로서는 기업의 수익률이 몇 년 전에 비해서 매우 많이 떨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번 주 중으로는 아마 2021년 1분기 기업 실적이 반영된 새로운 PER, PBR이 한국거래소에 게재될 것입니다. 그럼 이 차트도 조정이 될 겁니다. 차트상 PER, PBR 수치가 쭉 내려간다면 1분기 실적이 좋았다는 뜻이 될 것입니다. 

 

정리해보자면 2018년 PER이 10일 때 기준 코스피 지수는 2000이었습니다. 그런 코스피 기업의 수익률이 코로나를 거치면(1229), 지금까지(965) 계속 떨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지수는 계속 올라서 3200을 건드리고 PER은 33에 임박합니다.

 

앞으로 지수가 올라갈 폭이 더 높을까요? 아니면 내려갈 폭이 더 높을까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올라가면 의아할 거 같고, 내려가면 수긍할 거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하락에 배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2월부터 현금 비중을 늘렸습니다. 물론 코스피 기업들의 1분기 수치가 지금으로서는 저에게 중요한 잣대가 될 것 같습니다. 

 

# 결론 2 - 어떤 시나리오를 세워볼 수 있는가?

저는 안전마진을 선호하는 투자자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기대심리가 반영된 PER보다 PBR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약 20년간 코스피 지수가 가장 많이 떨어진 건 PBR 0.59 정도입니다. 그럼 논리적으로 생각해 봤을 때 현재 적정한 코스피 지수의 41% 정도까지 최대 하락 폭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현재 PBR 1일 때 상응하는 코스피지수는 2450이니까, 2450의 -41% 정도는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만약 우리나라가 망하지 않는다는 조건에서 말입니다. 

 

물론 코스피 기업들이 역성장을 기록하면 당연히 PBR 1일 때 코스피 지수는 떨어지겠지만, 인플레이션을 고려했을 때,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기대해보고, 현재 기준으로 PBR 1인 코스피지수 2500에서 갑자기 경제 공항이 오던 우발적인 폭락이 온다면 1475까지는 떨어질 수 있겠구나...라고 예상해 볼 수 있겠고, 기업의 성장과 상관이 없는 폭락이라면  2500선은 지켜 줄 수 있겠구나..라고 기준점을 잡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제가 경제학자도 아니고, 지나간 자료를 가지고 뇌피셜을 하는 것과 같을 수 있지만  "코스피지수 50% 떨어지면 무조건 매수하세요"에 담긴 의미를 나름 논리적으로 해석했다고 생각합니다. 오래간만에 긴 글 썼네요. 성공투자를 기원하며, 공감이 되신다면 공감 버튼 눌러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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