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계부/Money Insight

내가 앱테크를 반대하는 이유

by 투동자 황소장 2021. 4. 17.

앱테크란? 

앱테크란 APP과 재테크의 합성어입니다. 짠순이, 짠돌이 카페를 보면 앱테크에 대한 정보를 많이 공유합니다. 모두가 쉽게! 집에서! 편하게! 핸드폰만 있으면!이라는 키워드로 자투리 시간을 내어서 소액의 돈을 버는 방법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대략적으로 앱테크는 설치형, 광고형, 활동형, 출석형 등이 있습니다. 앱을 깔거나, 광고를 30초가량 시청하거나, 앱에서 원하는 활동을 하거나, 매일 접속해서 출석체크를 하면 돈이나 쿠폰을 주는 형식입니다. 위 열거한 것들 말고도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앱테크는 일종의 자투리 시간을 이용한 부업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앱테크는 설치형이 가장 많은 리워드를 주며, 그 다음으로 광고 시청, 활동형, 출석체크 순으로 적은 금액을 줍니다. 설치형은 다른 것들 대비 돈을 많이 주지만 미션 같은 게 존재합니다. 게임을 예로 든다면 그냥 설치만 해서는 안되고 레벨을 5 레벨까지 올린다던지 하는 리워드를 얻기 위한 일정한 기준이 있습니다. 즉 다른 것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들여야 됩니다. 

 

앱테크를 했을 때, 대략적으로 하루에 하나의 앱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은 몇 원에서 많게는 몇백 원 단위를 넘어가기 힘든 게 현실입니다. 저도 한때는 이런 앱테크를 많이 했었습니다. 일단 남들보다 컴퓨터를 접할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나름의 루틴을 짜 놓고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물량을 소화해내는 식이었습니다. 물론 가능한 부분은 자동화를 최대한 활용하기도 했었습니다. 저는 누구보다 앱테크를 많이 오래 한 사람이라고 자부합니다. 

 

하지만, 이런 앱테크를 하면 할수록 부자가 되는 미래와는 점점 멀어질 것이라고 이제는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돈은 그렇게 버는 게 아닙니다."라고 멋지게 말하고 싶지만, 오늘은 그런 관점에서 말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부자가 될 가능성이 점점 더 적어지는 이유는 자산을 증식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하는데, 앱테크는 오히려 나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반론 1) 앱테크는 자투리 시간으로 하니까 좋은 거 아니야?

먼저 반론의 여지를 열어놔 봅니다. "앱테크라는 게 그냥 어플 키고 들어가서 30초 정도 광고를 보거나, 클릭 몇 번으로 대가를 얻는 것이라 시간도 많이 걸리지 않고, 할거 없을 때 하는 거라 나쁘지 않지 않나요?"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위 의견에 100% 동의할 수 없습니다. 위와 같은 의견에 반박을 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측면으로 생각해봅니다.

 

  1. 측정할 수 있는 나의 시간의 실제 가치 측면
  2. 시간이 갖은 고유의 가치에 대한 측면

 

측정할 수 있는 나의 시간의 실제 가치 계산

여러분의 10초는 얼마입니까? 한 달에 250만 원을 버는 평범한 직장인의 10초의 가치는 얼마일까요? 보통 직장인은 한 달에 22일 정도 업무를 봅니다. 하루 중 9시부터 18시까지 근무하고, 점심시간 빼고 8시간 정도 일을 하지만, 그냥 점심시간도 일의 연장선 이라보고 9시간 일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한 달에 250만 원이라고 봤을 때 1시간의 가치는 250만 원/(9시간 *22일) = 12,626원입니다. 

 

하지만 칼퇴하는 직장인이 드물고, 출퇴근 시간도 일의 연장선이라는 생각을 고려해서 계산하면 대략 1시간의 가치는 9500원쯤 나올 것입니다. 그럼 1분의 가치는 160원쯤이고, 30초 = 80원, 10초는 대략 25원 정도의 가치를 지닙니다. 250만 원 월급쟁이가 10초를 공들여서 무언가 한다면 25원 정도는 얻어야 '현재' 내 시간의 가치에 맞는 거래를 한 거라 볼 수 있습니다. 

 

대략 하나의 어플을 열어서 메뉴를 순서대로 누르고, 팝업창도 닫고, 출석체크 클릭하고 핸드폰을 닫는데 대략 10초 정도가 걸린다고 가정해 봅시다. 경험상 10개를 100초 안에 클릭하는 건 아마 힘들 겁니다. 때로는 버퍼링이 있을 수도 있을 수 있고, 기기 자체의 앱이 꺼지고 켜지고 할 때의 시간, 메뉴로 이동할 때의 시간들을 모두 계산한다면 250만 원 버는 여러분의 시간의 가치와 앱테크로 얻는 수익을 비례할 수는 없습니다.

 

출석체크 한 번에 25원을 주는 앱테크도 드물고, 그 앱테크를 처음 가입할 때 들어가는 시간은요? 그 앱테크를 발견하기 위해서 들이는 시간은요? 돈을 포인트로 준다면 그걸 현금으로 받기 위해서 써야 하는 시간은요? 이런 모든 시간까지 고려한다면 여러분의 시간을 몇 원에 파는 건 합리적인 거래가 아닙니다.

 

반론 2) 앱테크를 일하는 도중에 하거나, 이동 중에 한다면 이득 아니야? 어차피 남는 시간이잖아?

일부는 맞는 말입니다. 앱테크를 특정한 시간을 내서 하지 않고 일하는 도중에 한다면, 돈을 버는 와중에 덧붙여서 돈을 버는 꼴이니 오히려 좋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앱테크를 반대하는 주된 이유는 이런 계산적인 측면이 아닙니다. (위에서 보듯 계산적으로도 큰 이득이 없다는 걸 아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주목하는 건 시간이 갖은 고유의 가치에 대한 것입니다. 

 

시간이 갖은 고유의 가치 측면

'몰입'이라는 말을 들어봤을 겁니다. 어떤 일을 함으로써 몰입의 단계에 들어서면 일의 능률이 비약적으로 높아집니다. 반대로 몰입의 단계가 없으면 같은 일을 처리해내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몰입이라는 건 비단 일을 처리하는 능력에서만 영향을 끼치는 건 아닙니다.

 

학습을 통해서 지식을 몸에 체화하는 과정에서는 몰입의 단계가 없으면 체화가 아예 안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시험공부를 많이 하기는 했는데, 집중하지 않고 시험공부를 했다면, 막상 시험 볼 때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공부한 시간은 많은데 몰입을 하지 않아서 그 지식이 체화되지 않는 것입니다. 체화를 위해서는 몰입을 통해서, 어떠한 지점을 통과해야 그 효과가 발현됩니다. 마치 99도까지는 물이 안 끓다가 100도 지점에서 딱! 끓는 것처럼 말이죠.    

 

우리가 어떤 일을 해내기 위해서는 몰입의 단계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몰입의 단계가 멀리뛰기의 '점프' 라면, 그 몰입으로 가기 위해서 들여야 하는 집중의 시간은 '도움닫기'라고 비유할 수 있습니다. 이런 도움닫기가 빠른 사람일수록 점프의 횟수가 많아지고 남들보다 이루고자 하는 것을 더 빨리 이룰 수 있습니다. 그만큼 집중과, 몰입을 잘하는 사람이겠죠. 

 

하지만, 우리의 하루 일과는 이런 몰입의 단계를 깨뜨리는 요소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도움닫기조차 못하게 하는 상황이 즐비하게 나타납니다. 자잘한 금융 업무부터, 집안 잡일, 친구의 고민 상담, 직장 동료들과의 잡담, 오늘 뭐 먹을까? 하는 사소한 고민 등등 집중을 방해하는 수많은 요소가 존재합니다. 앱테크는 그 요소들 중에 하나를 추가하는 것과 같습니다.

 

앱테크를 하면 하루하루 큰 노동 없이 매우 적은 돈이지만, 돈이 쌓이는 것에 쾌락을 느낄 겁니다. 그리고 그 행위는 중독이 됩니다. 우리의 머릿속 한편에 하루에 한 번 꼭 들어가서 출석 체크를 해야 된다는 일종의 루틴이 생기게 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더 많은 이득을 얻으려고, 더 많은 앱을 설치하거나 앱에서 시키는 일을 더 많이 하기도 합니다. 그냥 일이 되는 것입니다.

 

앱이 하나가 됐건, 두 개가 됐건, 그 시간을 내기 위해서 우리는 사고하고 있던 것을 '멈추고' 그 1분을 투자해야 합니다. 일하는 도중이든, 쉬고 있는 주말이든 간에 여러분은 몇 원을 얻기 위해서 노동과 시간, 정신을 반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그냥 작은 이익을 얻는 일이 늘어난 것뿐입니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만약 정말 모르겠다면 아래 글에서 힌트를 얻기 바랍니다.

 

부자가 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평범한 직장인이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사업 or 투자를 해야 합니다. 사업, 투자, 학습 분야에서 계속 몰입을 사용해야 합니다. 그런데, 단돈 몇 원 몇십 원 때문에 몰입은커녕, 도움닫기 조차 방해받는다면 영영 부자가 될 수 없을 것입니다. 

 

인간은 하루에 쓸 수 있는 에너지가 한정되어 있습니다. 육체적 에너지뿐만 아니라 정신적 에너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에너지를 다 쓰면 방전이 되고, 충전이 될 때까지 사용하지 못합니다. 하루 일과를 떠올려 보세요. 일어나서 씻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먹고, 설거지하고, 블로그 글 쓰고, 일하고, 영어 공부하고, 사업계획서 작성하고, 투자 공부하고, 책 읽은 거 요약하는 일 등등 저 역시 하루 종일 많은 일을 해내고 있지만, 이게 다 시간의 힘으로만 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저 많은 일들을 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지만, 시간은 둘째고 첫째로 우리의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그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몰입이 필요한 겁니다.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를 추가하지 마세요. 그게 큰 이득을 가져다주는 것이라면 추가할 수 있겠지만, 여러분의 시간의 가치는 생각보다 굉장히 높을 수 있습니다.

 

차라리 앱테크 할 시간에 책을 읽으시고 사색을 하세요. 이동 중이라면 차라리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을 하고, 업무 중이라면 업무에 집중하세요. 쉬는 중이라면 집중해서 최대한 쉬세요. 그렇게 늘 도움닫기 할 준비를 하시고, 세상을 바라보고, 부에 관해 연구하는 시간을 늘려보시기 바랍니다. 그걸 습관화하다 보면 내 삶에 '자투리 시간'이라는 존재가 없다는 걸 깨닫게 되는 날이 오실 겁니다. 당장의 작은 이익을 때문에 큰 걸 놓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