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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Money Insight

투자를 게임처럼 : 공격, 방어, 성장.

by 투동자 황소장 2021. 3. 31.

가끔 엉뚱한 생각 하기를 좋아하는 저는, 투자와 게임은 비슷한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전 어릴 적부터 게임을 좋아했습니다. 운이 좋게도 국민학생 때부터 고가의 콘솔 기계를 가질 수 있었기에, 많은 게임을 즐기며 자랐습니다. 만화책도 많이 읽고 게임도 많이 한 경험이 지금의 긍정적 에너지나, 상상력의 원천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만화나 게임을 많이 해본 사람들은 그런 콘텐츠가 가지고 있는 클리셰에 익숙합니다. 클리셰란 틀에 박혀있는 장면이나 흐름을 이야기합니다.

 

게임 초반의 주인공은 능력이 낮은 나약한 인간입니다. 어느 날 주인공의 소중한 사람을 마왕이 인질로 잡아갑니다. 주인공은 미약한 힘을 가지고 마왕을 잡으러 출발합니다. 마왕을 잡으러 가는 도중에 동료도 만나고, 스승도 만나면서 많은 시련을 겪습니다. 그리고 마왕보다 한참 약한 적부터 강한 적까지 차례차례 무너뜨리면서 주인공은 강한 인간으로 성장하고, 마침내 인질을 구출해 내는 그런 스토리 말입니다. 

 

제가 느끼는 삶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마왕은 자본주의 세상이고, 인질은 저의 자유입니다. 자본주의 세상은 저의 자유를 인질로 잡고 있고, 저는 살아가야 합니다. 게임이 한번 시작되면 시나리오를 따라 진행될 수밖에 없습니다. 게임 속 주인공이 그 세상에서 도망갈 수 없는 것처럼,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질을 구하러 가야만 합니다.

 

자본주의 세상에 맞서서 우리는 공격하고, 방어하고, 성장합니다. 나의 자유를 찾아올 수 있을 만큼의 돈을 얻는 것이 이 게임의 클리어 조건입니다. 명백히 말하면 삶에서 최대의 행복을 누리다 생을 마감하는 게 클리어 조건이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니 일단 돈으로 설정해봅니다. 마왕은 제가 인질을 구출하지 못하도록 각종 공격을 합니다. 운명이라는 부하를 시켜서 돈을 모으기 힘든 상황과, 시련을 제공합니다. 

 

우리는 공격과, 방어와, 성장 말고는 마왕을 무너뜨릴 방법이 없습니다. 여기서 공격이란 돈을 버는 것, 방어란 소비를 줄이는 것, 성장이란 타인으로부터 공격과 방어 기술을 배우거나, 그 이상의 어떤 정신적인 가치를 배우는 것을 뜻합니다. 사람에 따라서 공격을 중시하기도, 방어를 중시하기도 하지만, 게임 클리어에 전혀 관심 없이 사는 사람도 간혹 있습니다.  

 

공격은 투자다

공격을 하기 위해서 우리는 무기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무기를 휘두를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고, 그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강인한 체력이 필요합니다. 무기는 맨주먹, 몽둥이, 검, 총, 대포 따위입니다. 자본주의에 맞서는 무기는 돈을 의미합니다. 

 

맨주먹은 무일푼 노동력, 몽둥이는 1천만 원, 검은 1억, 총은 5억, 대포는 10억 원 정도라고 하면 적절한 비유 아닐까요? 적을 쓰러뜨리면 우리는 돈을 보상으로 얻습니다. 적은 '돈을 버는 행위'입니다. 맨주먹일 때 적은 잘 쓰러지지도 않고, 맨주먹으로 쓰러뜨릴 수 있는 적은 보상도 적게 줍니다. 반면 대포는 적을 쓰러뜨리기에도 쉽고, 다량의 적을 쓰러뜨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포로 쓰러뜨릴 수 있는 적은 보상도 많이 줍니다.

 

하지만 무기가 좋다고 무조건 적을 쓰러뜨릴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그 무기를 잘 쓸 수 있는 기술 (투자능력), 그리고 기술을 쓸 수 있는 체력(투자 마인드)이 좋아야 효과적으로 적을 무너뜨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무기를 적재적소에 사용해야 합니다. 작은 적에게 대포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시가총액 300억 이하 회사의 주식을 사는데 10억 원의 대포를 쓰기는 힘들 것입니다.  

 

좋은 무기를 가지면 유리하게 게임을 이끌어 갈 수 있는 거 같은데, 좋은 무기를 얻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당연히 작은 적부터 차근차근 무너뜨리며 기술을 익혀 가는 겁니다.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무기를 얻기 위해서 필요한 노력은 점점 적어진다는 것입니다.

 

몽둥이에서 검으로 가기 위해서는 10배의 돈이 들지만, 검에서 총으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5배, 총에서 대포는 2배의 돈이 들 뿐입니다. 그래서 투동자 블로그에서는 되도록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대포를 빨리 사야 한다고 종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현명한 방어가 최선의 공격

 

적을 공격을 하다 보면, 공격을 받기도 합니다. 그럼 무기가 깨져서 낮은 등급의 무기로 내려기도 하고, 체력이 고갈되어 재기 불능한 주인공도 생기기 마련입니다. 재기 불능이 되면 게임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되니 너무도 고통스럽습니다. 그래서 공격과 방어의 밸런스를 잘 맞춰야 무사히 게임을 클리어할 수 있습니다.

 

저의 게임 스타일은 공격보다는 방어를 훨씬 더 중요시하는 스타일입니다. 그러다 보니 제 주특기는 공격 기술보다는 방어 기술입니다. 가계부는 방어기술의 한 종류일 뿐입니다. 저는 튼튼한 방패를 위해 매일매일 다듬고, 연구합니다.

 

요즘에는 공격에 관심이 많아져서 주식에 대한 글을 많이 쓰지만, 방어는 거의 만렙에 가깝다고 자부합니다. 방어에 있어서 만렙이란 무엇일까? 그 의미는 소비에서 소득을 얻을 수 있다면 만렙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비에서 소득을 얻는다는 개념은 다음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졌습니다... 이 글도 길어서 누가 읽을까 싶습니다.

 

결론

공격과 방어의 밸런스를 잘 맞춰서 인질을 꼭 구출하시기 바랍니다. 자유를 구출하기 위한 TIP은 도처에 널려 있습니다. 그런 정보를 일단 닥치는 대로 흡수해서 성장하세요.. 그럼 공격과 방어의 능력이 낮아도 그릇이 커져서 더 빨리 강해질 수 있습니다.

 

투자와 게임이 너무도 닮아 있어서, 요즘에는 게임을 잘 안 하게 됩니다. 현실 게임에 더 재미를 느끼는 거 같습니다. 여러분도 이 세계에서 두려움보다는 재미를 느끼는 위치에 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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