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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Money Insight

1억 모으면 월급을 다 써도 될까?

by 투동자 황소장 2021. 9. 8.

1억을 모으면 월급을  정말 다 써도 되는지 현실적으로 계산을 해보겠습니다. 

 

1억-모으면-월급-다써도-될까?

 

몇달전에 나온 유튜브 영상중에 1억원이 있으면 월급을 다 써도 된다는 영상을 본적이 있습니다. 1억을 S&P500 ETF에 거치식 투자해 놓으면 은퇴시점에 노동을 더이상 하지 않아도 될만큼 현금흐름이 창출된다는 내용입니다. 

조병학-1억만-모으고-월급-다쓰세요
1억 모으면 월급 다 써도된다.

 

두 영상의 조회수를 합치면 220만회가 넘습니다. 이런 몇백만 조회수의 영상을 볼때마다 돈에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대단함을 느낍니다.

 

영상의 내용은 1억을 모아서 거치식 투자를 해놓고 (예: S&P500 ETF) 월급을 다 쓰면서 정년은퇴 시점까지 시간이 흐르면, 은퇴 준비는 자연히 되어있을꺼라는 주장입니다. 1억이 25~30년 후 32억이 된다는 것입니다.  

 

1억이 30년후 32억이 되려면 수익률은 몇 %가 되야할까? 

정액투자(거치식투자) 공식을 알고있으면 쉽게 계산할 수 있습니다. (1+X)^30=32 를 계산해보면 0.1224(=12.24%)가 나오는걸 볼수 있습니다.

 

연복리 수익률 12.24%라고 가정할때, 30년만에 32억이 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럼 연복리 12%를 어떻게 얻을까요?

 

조병학님은 S&P500의 100년간 수익률이 CAGR 12% 정도 (10.2% 수익률 + 1.8% 배당률) 라고 영상에서 말합니다. 연복리 수익률 12%나오니까 S&P500에 때려 박으면 된다고 말합니다. 

 

확인한번 해보겠습니다. 아래는 S&P500과 동일하게 움직이는 VFINX의 지난 45년간의 수익률 입니다. 

 

VFINX-ETF-수익률(1976-2020)
VFINX-연평균성장률(1976-2021)

 

포트폴리오비쥬얼라이져에서 확인한 결과 S&P500 ETF에 거치식 투자했다면, 지난 45년간 CAGR 11.61%, MDD-50.97%를 달성합니다.

 

종목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포트폴리오비쥬얼라이져는 수정주가로 계산을 안하기 때문에, 배당을 합친다면 연평균성장률이 12%가 될것같기도 합니다. 

 

혹시나해서 좀 더 자료를 찾아보니 1928년부터 2020년 까지 S&P 500을 추적한 자료가 있었습니다. (자료가 정확한지는 모르겠습니다. )

 

S&P500 historical data.xlsx
0.02MB

 

1928년 19.94인 S&P500 지수가 92년뒤인 2020년에 3217.86 포인트까지 상승했습니다. CAGR로 계산하면 5.68%밖에 되지 않습니다. 배당을 합치면 8%가 조금안되는 수익률이라 생각합니다. 음... 개인적으로 포트폴리오 비쥬얼라이져의 45년간 수익률이 앞으로 지속되리라 믿고 싶습니다..

 

영상에서는 승자독식으로 S&P500의 수익률이 더욱 가파라졌다고 설명합니다. 뭐 지금 중요한건 S&P500 ETF 상품하나로 12% 수익률을 얻을수 있냐 없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조병학님 말씀대로 "1억으로 12%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면, 은퇴시에 충분한 돈을 얻을수 있는가?" 니까 계산을 한번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억 거치식 투자의 디테일한 계산 

지금 포스팅에서는 투자를 유지할수 있다, 없다를 논하지 않겠습니다. MDD -50%를 어떻게 견디느냐? 2000년부터 약 14년 정도의 언더워터 구간을 어떻게 참느냐?  S&P500이 앞으로 오르리라는 보장이 없지 않느냐? 같은 투자에 관한 이야기는 일단 접어두겠습니다. 

 

정말 1억원을 투자하고, 12% 수익률을 얻는다면 노후에 우리가 편하게 보낼만한 돈이 되는지 숫자 계산만하겠습니다. 계산에 앞서 한가지 조건을 설정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목표 금액을 10억으로 잡겠습니다. 12%의 수익률이라면 1년에 1억 2천만원의 투자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양도세 22%를 내야하므로 1년 세후 실수령 약 9,400만원 입니다. 한달에 780만원이 캐쉬로 들어오면 먹고살기에 부족함이 없는 돈입니다. 

 

1억 거치식 투자로 12% 연복리 수익을 내서 몇년이 흐르면 10억을 얻을 수 있을지, 디테일하게 계산해 보겠습니다.

 

정액투자(거치식 투자) 최종 수익금 계산

거치식 투자시 최종 수익금 계산식은 아래와 같습니다. (매우 중요한 식이니 외워두면 나중에 꼭 피가되고 살이될겁니다.)

 

  • 정액투자 계산식 : (최초 투자금) * (1+r)^t =최종금액
  • 최초투자금 : 100,000,000 
  • 수익률(r) : 0.1
  • 기간(t) : X 
  • 최종금액 : 10억

 

  • [(100000000)(1+0.12)^x = 1000000000]

위의 식을 풀이해보면, "1억을 거치식 투자하여 12%의 연 복리 수익률로 10억을 만들려면 기간(t) X의 값은 몇입니까?" 입니다. 정답 x 값은 20.33년이 됩니다. 

 

1억을 거치식투자해서 매년 12%씩 수익을 얻으면 약 20년4개월후에 10억이 되는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변수를 포함해서 계산해 봅시다. 

양도 소득세

현재 1억을 갖은분이 위의 글을 읽고  "20년 후 10억 얻을 수 있고, 금융소득으로 먹고 살면 되겠네? 대박!" 이렇게 생각하고 오늘부터 월급을 다 쓰진 않길 바랍니다. 끝까지 읽어보고 실행에 옮겨고 늦지 않습니다. 많은 변수들이 숨어 있습니다.

 

일단 투자자금 1억은 변수가 없으니 패스입니다. 가장 큰 변수는 수익률 입니다. 1년간 12%의 수익률은 어렵다면 어렵고 쉽다면 쉬운 수치입니다. 저는 매우 어렵다에 한표를 주는 쪽입니다. 

 

일단 현실적으로 "1억 넣어놓고 20년 묵혀놨더니 연간성장률(CAGR)이 12% 나왔다." 이렇게 투자가 성공할 확률을 누구도 장담 못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오직 변수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니, 투자 성공에 대해서는 따지지 않겠습니다.

 

다만, 수익률 12%에는 세금도 포함시켜야하고, 거래세도 포함 시켜야합니다. 

 

만약 미국 주식에 투자를 했다면, 매매 차익에서 250만원을 제외한 금액의 22%를 양도소득세로 내야합니다. 20년 동안 투자했고, 주식가치가 딱 10억인데 오늘 환매를 할 예정이라면 얼마의 세금을 내야할까요?

 

원금 1억을 제외하고 차익인 9억에서 250만원을 제외한 금액에 대한 22% 를 양도 소득세로 내야합니다. 세금은 197,450,000원 입니다. 세금을 제외한 최종 금액은 원금포함 8억 255만원을 받게됩니다.

 

거래세, 운용보수

증권회사 거래세는 거치식 투자에서 큰돈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현재 해외주식투자 수수료를 많이 할인해서 최저 수준이 0.07% 수준입니다. 거치식투자는 살때 팔때 딱 두번내니까 1억에 0.07%, 20년후 10억에 0.07%해서 77만원 정도라고 보면됩니다. 

 

또 다른 비용은 운용 보수입니다. ETF 운용 보수는 NAV 가격에 이미 녹아 있습니다. 즉 우리가 세금처럼 내지는 않지만, ETF의 가치가 운용 보수만큼 낮게 설정이됩니다. S&P500 지수 추종 ETF 중 그나마 운용보수가 저렴한 상품은 VOO 입니다. 0.03%의 운용보수가 매년 발생합니다. 

 

초기 1억을 투자해서 20년을 0.03%의 운용보수가 복리로 붙는다면 20년간 약 60만원의 운용보수를 내야합니다. 하지만 세금 내듯이 내지 않는 이유는 ETF 가치에 이미 녹아져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ETF가 추적하는 지수와 ETF 가격에 격차가 벌어져야하는데 또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그이유는 배당에서 운용보수를 빼서 배당한다던지, 운용중에 발생하는 추가 이익에 대해서 상쇄하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우리는 최종 평가금액이 10억인 시기를 바탕으로 계산하니 운용 보수를 변수로 넣기에는 다소무리가 있긴합니다.

 

일단은 수익률에 반영됐다고 치고, 넘어가 봅니다. (이말은 우리가 원하는 12%에 접근하기 수익률이 힘듬을 뜻하지만, 숫자 계산만하기로했으니 넘어갑니다.)

 

인플레이션 고려

세금이 끝이 아닙니다. 더 중요한게 남았으니 이름하야 인플레이션입니다. 20년 후 8억 255만원의 돈의 가치를 지금과 같다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인플레이션을 고려하지 않은 금액이기 때문입니다. 

 

20년 전인 2001년 8월의 6억 4천 500만원은 현재 10억의 가치를 지녔습니다. 이를 연 복리 인플레이션 수치로 계산한다면 약 2.21% 입니다. 1년 인플레이션이 2.21%씩 발생하여 화폐가치가 떨어졌다는말입니다. 

 

20년-인플레이션-고려한-화폐가치
20년-물가상승률-고려한-화폐가치

 

즉,  20년 후 10억을 기대했지만, 세금 때문에 8억 255만원이 되고, 인플레이션 때문에 최종금액은 현재가치로 환산했을때 5억 1760만원 정도 밖에 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를 연간성장률(CAGR)로 환산하면 8.56%의 수익률이 됩니다. 이렇게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수익률을 실질 수익률이라고 합니다. 

 

인플레이션을 고려하지 않은 명목수익률 12%는 '매우 대단한' 수익률이지만, 차띠고 포띠면 9%도 안됩니다. 명목수익률만 계산하여 기대한 금액에 반토막 수준입니다. 이게 진짜 현실입니다.

 

물론 12% 수익률에는 변함이 없으니 현재가치로 5억 1760만원으로 12% 수익을 매년내서 연 6210만원(세후 4898만원)을 얻을 수 있다면 엄청나게 투자를 잘하고 있는것입니다. 경우에 따라 파이어가 가능한 금액입니다. 

 

노동없이 캐쉬로 월 408만원이 들어오니 적어도 평범한 직장인 중위 소득을 상회하는 수치입니다. 하지만 자식과 가족을 생각한다면 현재 5억만으로 파이어는 좀 무리라고 생각이 듭니다.

 

막연하게 1억가지고있다고 월급 다 쓰면 되겠다는 생각이 쏙 들어갔을겁니다. 

 

결론

조병학님이 주장한 1억을 투자하면 은퇴시점까지 월급다써도 쓸 돈은 충분하다는 말은 부분적으로는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12%의 수익률을 20년이상 유지해야된다는 고난이도를 완수한다는 조건과, 월 400만원으로 생활이 가능한 가정이라는 조건을 충족한다면 가능합니다. (솔직히 좀 부족하겠죠?)

 

1억이 있는 사람이 20년간 연복리 12%의 수익률을 내도 파이어 금액이 부족한데, 1억도 없고 투자도 잘 못하는 사람들은 앞으로 어떻게해야할까요?

 

여러 방법에 대해 차차 블로그에 올리도록 할테니 같이 연구했봤으면 좋겠습니다. 다른데다 소문내지마시고 자주 찾아오셔서 제 글을 읽고 댓글도 남겨주셔서 소통했으면 좋겠습니다. 


P.S.

결론까지 읽고 너무 실망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10억을 목적으로하고 조병학님은 32억 될때까지 30년이면 된다! 했으니까, 서로 약간 다른 관점을 이야기하고 있었다고 보면 됩니다.

 

그리고 위에 제가 적은 계산식에는 큰 함정이 있습니다. 바로 세금때문에 10억이 8억이되는 부분이 함정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20년후 주식자산이 10억이되었을때 10억 모두를 환매할 필요는 없습니다. 내가 1년동안 쓸, 혹은 한달동안 쓸 돈만 매도하면 그만큼 세금이연의 효과를 평생 누릴 수 있습니다. 이래서 투자를 평생해야한다는 말이 나오는 겁니다. 

 

마치 줄기에 열린 열매를 필요한 만큼만 잘라먹고, 나머지는 계속 투자 수익을 창출하는 돈나무 형태를 만들면 됩니다. 그리고 증여방식을 통해서 세금을 줄이는 방법도 존재하니 상황에 맞는 방법을 강구하면 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건 전략의 현실적인 계산입니다. 미래를 예측할수는 없겠지만, 미리 계산해볼수는 있습니다. 막연하게 1억 투자하면 은퇴자금 충분하겠지? 라는 생각보다 제대로된 목표를 설정하는게 투자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투자에 긍정적인 아이디어가 됐기를 바라면서 글을 마치겠습니다. 투동자 분들의 성공 투자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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