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를 할 때 투자자들이 겪는 심리적 문제가 남의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올해 상반기에 좋은 수익률을 기록했던 분들도 지금과 같이 장이 어디로 튈지 모를 때, 그동안 벌어놓은 수익금을 잃기 쉽습니다. 그것은 투자에 관한 일정한 기준이 없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인간이라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몇 가지 심리적 문제를 말해보려 합니다.
비일관성은 투자를 망치는 지름길
주식투자의 시작은 대부분 뉴스보도나 아는 지인의 정보를 통해서 시작합니다. 혹은 아는 사람이 산 주식을 따라 사면서 시작하기도 합니다. 뉴스 보도나 아는 지인의 정보를 통해서 주식을 사는 사람들의 말로는 안타깝지만 좋지 않습니다. 대부분 손실을 입고 주식판을 떠나거나, 단기간에 돈을 벌긴 버는데 오래 하면 할수록 돈일 잃고 떠나게 됩니다. 혹은 찔끔찔끔 투자하며 등락을 반복하고 잔고는 계속 제자리를 맴돌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투자에 일관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뉴스 보도나 아는 지인의 정보도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비정량적인 정보에 의지하는 투자자들의 계좌가 파랗게 물드는 이유는 그 정보의 가치가 떨어져서 손해를 본다기보다, 투자 일관성을 유지할 수 없어서 손해를 보는 것입니다.
투자는 평생해야하는 일입니다. 왜 투자를 평생 해야 하는지 말 안 해도 제 글을 읽거나, 경제적 자유를 꿈꾸는 사람들은 당연히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평생 유지해야 하는 투자를 뉴스에만 매달려서 하게 된다면 손실을 입었을 때 일관성을 유지하기 힘듭니다. 자신의 '뉴스 보고 따라 사기 전략'에 확신이 없기 때문에 손실을 입으면 겁을 먹습니다.
만약 '뉴스 따라 사기 매매'를 하는데 정량적인 전략이 있고, 그 전략이 과거 몇 십년간 유의미한 결과를 보여줬다는 데이터가 있다면 따라 해 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전략이 미래에도 통할지 구조적인 문제를 파악한 후에 문제가 없어야 실행할 가치가 있을 겁니다.
투자에서 중요한것은 현재 손실을 입었느냐, 수익을 얻었느냐보다 꾸준하게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전략인지, 내가 그걸 평생 실행할 수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하지만, 초보 투자자들은 이것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수익률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옳바른 투자자들은 자신만의 전략을 세웁니다. 그 전략이 과거에 통했는지 백테스팅을 통해서 확인해보고, 미래에도 이 전략이 통할지 구조적인 문제점을 파악합니다. 그리고 이 전략을 실행함에 있어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내가 꾸준하게 유지할 수 있는지 확인한 후에 실행합니다.
손실은 투자의 일부분
어떤 전략이던지 수익만을 안겨주는 전략은 없으며, 때로는 손실을 가져다 주기도 합니다. 초보 투자자들은 투자 행위 자체가 손실을 꼭 봐야 하는 행위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합니다. 그 문제로 인해 투자 일관성 유지를 힘들어합니다.
우리가 축구를 한다고 생각한다면 다리에 상처가 생길수도있고, 손목이 삘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축구에 대해 설명을 하라고 하면 축구공을 상대편 골대에 넣는 운동이라고 말하겠지만, 손목이나 발목이 삐거나 부러질 수 있는 운동이라고 설명은 안 합니다.
그 이유는 뭔가를 설명할 때 목적을 위주로 설명하기 때문입니다. 투자의 목적은 돈을 버는 것이고 전략의 목적은 그런 투자의 이익을 극대화 하기위해서 입니다. 하지만, 그건 목적일 뿐 손실이 투자에 한 부분임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넘어지거나, 손목과 발목이 삐는 것이 축구 경기의 한 부분임을 부정할 수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축구선수 중에 넘어지지 않고, 축구선수가 된 사람은 없습니다. 축구선수가 된 후에도 한 번도 넘어지지 않은 선수는 없습니다. 축구하다 넘어지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당연히 고개를 끄덕입니다.
투자에서도 그런 끄덕임이 필요합니다. 투자를 하고있다면 당연히 손실을 봐야 합니다. 투자는 얻은 손실보다 이익을 더 많게 해서 최종적으로는 플러스로 마무리 짓는 경기입니다. 지금은 손실이지만, 시기적으로 그런 것이고 미래에는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전략을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걸 받아들이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정말 많습니다.
최신 편향
최신 편향이란 오랫동안 유지되어온 현상보다 최신에 나오는 현상을 믿는 편향을 의미합니다. 투자할 때 일관성을 유지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은 최신 편향의 영향도 큽니다.
A라는 전략이 있습니다. A 전략은 지난 50년간 수익을 안겨줬다는 백테스팅 결과가 있고, 구조적으로 문제없는 장기적으로 수익을 안겨주는 전략이라고 가정해 봅시다.
작년에 이 전략으로 투자를 시작했는데 지난 1년간 -20%의 손실을 보는 중이라고 생각해봅시다. 그럼 일반적인 투자자는 전략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략을 의심하는게 나쁘다는게 아닙니다. 정말 전략이 망가졌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행한 지 1년 만에 그 전략이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구조적으로 문제가 없었고, 꽤 긴 기간 동안 테스팅을 했기 때문입니다. 1년 만에 전략이 와장창 망가지는 경우는 있어도 그걸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지금의 손실이 하나의 과정이라 믿고 계속 진행해야 하는데 최근 손실이 나오는 현상을 믿어버리는 최신 편향 때문에 손실을 실현하고, 겁이난 투자자는 다른 전략으로 갈아타게 됩니다.
손실회피 편향, 처분 효과
다른 전략을 따라 하게 됐는데 또 계좌에 손실이 나옵니다. 다소 최근에 나온 전략이고 이번에는 믿어보려 합니다. B라는 전략은 10개의 종목을 사서 1년간 보유하는 전략입니다. 전략대로 실행을 했더니, 최근 한 달간 몇 개의 종목이 상승하고 몇 개의 종목이 하락을 합니다. 그런데 뉴스에서 세계 경제가 무너질 거라는 기사가 쏟아집니다. 투자자는 이제 하락할 것으로 생각되어, 상승한 종목을 팔아치우고, 다른 하락한 종목은 계속 홀딩합니다.
올라간 종목이 떨어질까 봐 매도하고(처분 효과), 떨어진 종목은 내가 팔면 오를까 봐 홀딩(손실회피)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손실을 보면 아프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손실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다가 팔아버린 종목은 끝을 모르고 상승하고, 홀딩한 종목은 계속 손실이 나서 -25% 이상 손실이 나면 투자자는 그냥 방관해 버립니다. 그리고 속으로 생각합니다.
'어차피 다른 종목 팔아서 이익을 얻었으니까, 이거 오를 때까지 홀딩하고 없는 돈 셈 치자'
처음 전략을 실행했을 때의 마음가짐은 온데간데없습니다. 그리고 힘들게 얻은 이익을 모두 잃게 되었는데도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해 버리기 일쑤입니다. 이렇게 된 이유는 뉴스에 휘둘리고, 눈앞에 수익과 손실에 마음이 동요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식 전문가들이 호가창 자주 보지 말라는 말이 있는 겁니다.
위에 예시로든 편향 말고도 행동경제학에서 정의하는 인간의 편향은 매우 다양합니다. 이런 편향들이 서로 맞물려 돌아가며 투자자의 계좌를 계속 갉아먹습니다. 그러다 손실이 커지면 영영 주식시장을 떠나게 됩니다.
인간의 편향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정확하게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저도 모릅니다. 편향의 존재를 아는 저 역시 저런 편향에 시달리기 때문입니다. 사실 인간의 편향을 완벽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자만일 것입니다.
편향을 이기려 들지 말고, 아예 편향을 들지 않게끔 투자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미래를 예측하지 않고 내가 확신하는 전략을 선택해서 내가 감당할 수 있을 만한 금액으로 기계적인 투자를 하는 것입니다. 인간이 아닌 기계가 되면 인간의 편향에 휘둘릴 일이 없습니다.
확신이 있다면 흔들릴 이유가 없습니다. 그리고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이라면 기계적인 투자가 가능합니다. 본인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금액이라면 마음이 크게 동요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미래를 예측하지 않는 것입니다. 전략에 따르면 오늘 1억을 매수해야 하는데, 전 세계 증시가 곧 하락할 것이라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그럼 오늘까지만 상황을 지켜볼까? 하면서 매수를 미루게 된다면 그건 이미 시스템 투자를 포기한 것과 같습니다. 정했으면 행해야 합니다. 주위에 소음에 휘둘리면 안 됩니다. 그리고 행했으면 후회없어야합니다. 만약 정말 내일 주식이 내려간다고하더라도 '아 하루만 지켜보자는 생각이 맞았어!' 라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이는 확증편향에 갇힌 꼴이 됩니다.
#마치며
저 역시 1억 투자 포트폴리오를 올리고 있지만, 일종의 실험 단계일 뿐입니다. 퀀트 투자를 하지 않고 단일주 매매를 해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을지 실험하는 것입니다. 이제 5개월 차인데 역시나 편향을 이기기 힘들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퀀트와 ETF 적립식 투자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모호한 기준을 정량화하고, 기계적으로 따를 수 있는 전략을 만든다면 분명 마음 편하면서도, 만족할 만한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 봅니다. 투동자 분들의 현명한 투자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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