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벌었다는 유튜버를 경계하는 이유

유튜브-경계

 

생존 편향에 관하여

유튜브를 보면 100만 원으로 3년 만에 10억을 벌어들인 사람, 2000만 원으로 몇 년만에 몇 십억을 만든 사람, 100만 원으로 건물주 되는 법 등등 날고기는 사람들의 인터뷰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자극적인 제목과 썸네일을 갖은 동영상의 조회수는 굉장히 높습니다.

 

이건 생존편향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생존 편향이란 살아있는 사람은 이야기하지만, 죽은 자는 말이 없다는 뜻입니다.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에만 주목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유튜브에 나온 사람들은 자신의 성공담을 말하지만, 비슷한 투자법을 실행했던 사람 중 망한 사람들은 말이 없다는 뜻입니다. 

 

만 명의 사람이 있으면 만 명의 인생이 있습니다. 모두의 인생이 같을 수 없듯이, 같은 방법을 가지고도, 모두의 투자 성과가 같을 수 없습니다. 저위에 열거한 사람들이 선택한 투자의 방식이 운이 좋아서 살아남은 것인지, 정말 좋은 전략을 수행해서 살아남은 것인지, 혹은 그냥 뻥이고 사기꾼인지 우리는 짧은 동영상으로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여기서 사기꾼은 제외하겠습니다.)

 

기업을 평가할 때 기업의 매출이나, 이익을 고려하지만 업력을 살펴봐야하듯이, 반짝 돈을 번 사람인지 아닌지를 판단해야합니다. 유튜브는 사람에 대한 근거가 부족한데도 '내가 몇억을 벌었다!' 하면 사람들은 그 사람을 알려고 하기보다, 그 사람이 벌어들인 액수를 보고 그 투자 성공담을 믿고 따르려 합니다.

 

짧은 시간안에 큰돈을 벌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정상적인 투자 방식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정상적인 투자 방식으로 번 수익률이라면 장기적으로 가능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100만 원을 3년 만에 10억을 만들었다면, 10만 퍼센트 수익률입니다. 3년마다 자산을 1000배로 불리기는 장기적으로 불가능한 수치입니다.

 

만약 장기적으로 가능하다면, 유투브나와서 떠들 시간이 어딨을까요? 10억으로 1조 벌러 가야 되는 게 상식입니다. 만약 "장기적으로 할 수 있는지가 뭐가 중요하냐? 실제로 벌었다는 게 중요하지!"라고 말한다면 더더욱 말리고 싶습니다. 위에 이야기했듯이 생존 편향이기 때문입니다.  

 

자극적인 썸네일과 텅빈 내용

기레기가 처음부터 기레기였던것은 아닐 겁니다. 계속하다 보니 기레기가 되어있었을 겁니다. 저도 블로그를 운영하며, 일종의 컨텐츠 제작자로서 자극적인 제목과 썸네일을 쓰는 것이 어느 정도 이해는 갑니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계산이 안 되는 부분은 좀 걸러서 해야 되는 거 아닌가 싶습니다. 아래는 200만 원으로 2년간 1억을 모았다는 어떤 여성의 영상 썸네일입니다. 

 

김짠부-200만원으로-1억모았습니다

 

영상 제목은 '적은 월급으로 1억 빨리 모으는 법'입니다. 영상의 여성은 김짠부라는 닉네임을 쓰는 유튜버 겸 작가입니다.

처음 썸네일을 보고 어떤 투자를 했기에 200만 원으로 1억을 모았나 궁금해서 봤습니다.

 

영상의 주인공은 부모님 집에 살면서 200만 원 월급의 80% 정도를 저축했다고 말합니다. 정말 대단합니다. 20대에 80%를 저축하기 정말 쉽지 않을텐데 말입니다. 2년만에 1억을 모으고 짠테크에 관한 가계부관련 책을 썼고, 유투버로써 16만 4천명의 구독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근데 저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200만원 월급의 80%면 160만 원이고 꼬박 2년을 모았다면 3,840만 원입니다. 나머지 6,160만 원은 어떻게 모았다는 건가요? 짠 테크를 통해서 돈을 열심히 모은 것은 알겠는데 말입니다. 이런 의문은 저만 드는 게 아니었습니다. 비슷한 의문을 갖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김짠부-댓글

 

긍정적이네 부정적이네 하면서 뭐 치고받고 싸우고 있네요.. 1년 동안 160만 원씩 적립식 월 복리 투자를 했다면 연 수익률이 127%가 넘어야 2년간 1억을 찍을 수 있습니다. 근데 영상에는 투자에 관한 이야기는 일체 없습니다. 나머지 6,160만 원은 어떻게 모았다는 건가요? 어떻게 1억을 모았을까요?

 

영상에는 어이없게 부업을 통해서 1억을 모았다고 말합니다. 뭐 거기에 대한 정확히 어떤 부업으로 월 얼마를 모았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버는 돈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없습니다. 그리고 짠 테크를 통해서 정확히 얼마를 절약했는지도 말하지 않습니다. 그냥 뭐 이것저것 절약하고, 짠순이 테크를 했다고 합니다.  

 

다른게 생존편향이 아닙니다. 이런게 생존편향 입니다. 결국 저 여성분은 짠 테크를 통해서 돈을 아꼈지만, 대부분의 돈은 아마 유투버 광고 수입이 있거나 책을 내고 여기저기 강연, 혹은 어떤 사이드잡을 통해서 돈을 모았을 겁니다. 유튜브 채널을 보니 유료광고 영상이 많이 보여서 추측해보았습니다. 정확하진 않습니다. 

 

그런데 짠테크 가계부 책을 냈습니다. 그럼 2년 동안 1억을 모으고 싶은 분들은 이분에게 짠테크를 배워야 할까요? 아니면 다른 사이드 잡을 통해서 돈을 버는 방법을 배우는 게 맞을까요? 후자일 겁니다. 감히 말씀드리는데 짠테크하며 월 200만원으로 1억 못 모읍니다. 산술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저런 식의 짠 테크는 가계에 엄청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확신합니다. 그리고 저분이 가계부 작성과 짠테크를 통해서 이득본 돈은 크지 않을꺼라고 장담합니다. 이는 소비 생활패턴과 가계부를 연구한 사람이라면 당연히 알 수 있는 사항입니다. 그리고 솔직히 1억을 모았다는것도 저는 믿지 않고 있습니다. 

 

왜냐면 제가 진짜 2년동안 가계부써서 진짜 1억을 모아봤기 때문입니다. 맞벌이를 통해서 모은 것입니다. 저희 월평균 저축률은 70%에 육박하며 당시 제 부수입 빼고, 와이프와 저의 월급여는 550만원 선입니다. 한달에 약 340 가량 모으고 제 부수입이랑 합쳐서 1억 딱 찍은게 2년만입니다. (그 1억을 오늘 공모주 청약에 넣었습니다...)

 

오비고-1억-청약

 

부모님 집에 얹혀사는 월 200만원 봉급자는 절약할게 적습니다. 가계부와 절약은 소득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합니다. 세고있던 돈이 많아야 절약으로 얻는 이점이 많아집니다. 세고있던 돈 조차 적은 상황에는 절약을 해봤자입니다. 제대로 투자를 하지 않는 저분이 2년간 1억을 모았으면, 백번양보해서 적어도 달에 350은 모았어야 설명이 가능합니다.

 

(350*24=8400만원입니다. 1600만원은 영상에 언급되지 않은 자신만의 투자 비법으로 얻었다고 가정해 봅니다. 이마저도 1년의 수익률이 10%가 넘어야 합니다. ) 만약 350을 모았다면, 80% 저축률이라고 했으니까 한달 수익은 430이상이었어야 말이 됩니다. 썸네일에 200만원 월급자라고 했는데, 그 배의 금액을 벌고있었다면 저런 썸네일은 명백한 과장 광고입니다. 

 

1인 가구는 2인가구에 비해서 고정비가 많이 들어갑니다. 두명이서 나눠낼것을 혼자 내기 때문입니다. 김짠부님 유튜브 영상 중 가계부 공개한걸 봤는데, 개인적인으로는 저렇게 소비가 많은 사람이 2년간 1억을 모았다고 믿기에는 힘든 가계부였습니다. 뭐 저격을 하려는건 아니니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가계부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 저로서는, 마치 짠테크와 가계부로만 200만원 월급자가 2년만에 1억을 모았다는 과대 광고와 정확하지 않은 정보에 화가 났습니다. 저 썸네일만 그런것이아닙니다. 다른 채널에 출연했을때도 비슷한 제목과 썸네일 뿐입니다. "20대가 월급 200으로 1억을 만든 방법!" 이런식의 장난질은 그만해야합니다. 젊은 친구들에게 희망고문일 뿐입니다.

 

저분은 나름 열심히 짠테크하고 열심히 유튜브하고해서 1억을 모은건 사실일 것입니다. 그리고 저분에게 영감을 받은 사람들도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분의 노력을 비난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작가라면, 진짜 사람들에게 좋은 정보를 주고싶은 사람이라면 1억을 모을 수 있었던 진짜 이유를 정확히 밝혀야 합니다. 그래야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것입니다. 투동자 분들은 짠테크 만으로 월 200만원 받으면서, 2년만에 1억 모을수있다는 어리석은 생각을 하지 않으시길 바랄 뿐입니다. 

 

모든 행위에는 의도가 따른다

제가 처음 가계부 툴을 만들었을 당시 비슷한 감정이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Geesick이라는 경기도 무료 동영상 콘텐츠 플랫폼이 있었습니다. 그곳에는 가계부를 착실히 써서 10억대 건물주가 된 어떤 여성 강사의 강의 동영상이 있었습니다. 그분도 책을 썼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가계부를 어떻게 썼길래 10억을 모을 수 있을까 동영상을 전부 봤더니 결국 부동산 투자로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럼 부동산 투자 강의를 해야지 왜 가계부 강의를 하고 있지?라는 의문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여러분은 그 이유를 아시겠습니까? 저는 압니다. 그건 투기였고, 투자를 강의할만한 내공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입지를 굳히려고 가계부를 그냥 곁다리로 가져다 쓴 거뿐입니다. 그리고 아마 책을 내준 출판사에서 10억 타이틀을 붙여서 책을 팔고 싶어 했을 겁니다. 돈만 많이 벌면 이슈가 되고, 아무나 전문가 행세하는게 대한민국의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몇 억 벌었다는 동영상들의 조회수가 높다는 건 그만큼 부를 얻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의 방증일 것입니다. 하나, 이런 동영상을 보고 따라 해서 성공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저는 거의 없다고 봅니다. 모든 일에는 의도라는 게 있습니다. 애초에 동영상을 만든 이유가 시청자에게 돈 벌게 해 주기 위해서일까요? 뭐 그런 경우도 있겠습니다만, 대부분 조회수를 높여서 자신들의 입지를 굳히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니 판단을 잘해야 합니다. 

 

그럼 저는 왜 블로그를 할까요? 모든 사람들이 부자가 되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서일까요? 아닙니다. 그런 세상을 바라지도 않고, 와서도 안됩니다. 누구나 부자가 된다면 나쁜 놈들도 부자가 된다는 건데, 나쁜 놈들이 돈이 많아지면 세상은 더 어지러워질 겁니다.

 

저는 제가 연구한 분야에 대해 결과를 입증하고 싶어서 블로그를 운영합니다. 가계부로 시작해서 투자를 하게 되었고 이 행위를 통해서 경제적 자유를 얻는 모습을 입증할 것입니다. 그래서 항상 조심스럽습니다. 마치 논문을 작성하듯, 틀린 부분이 있으면 안 되니까 말입니다. 그래서 작년에는 쓰던 책도 중단했습니다. 

 

저도 정보 전달자로서 많은 조회수를 얻고 싶지만, 그게 목적이었으면 유튜버를 했을 겁니다. 저 역시 가계부를 이용해 2년 동안 1억 넘게 모았습니다. 매달 얼마씩 불어났는지 체계적으로 다 설명가능합니다. 그리고 누구나 가계부를 쓰게 해서 돈을 모으게 할 자신 있고 실제로 몇몇 분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증명을 해야 할 때이기 때문에 다른 것보다 연구에 몰두하는 중입니다. 저만 특별난게 아니라, 이런 좋은 의도를 가진 유튜버나 블로거들도 많이 있습니다. 투동자 분들은 그런 분들의 정보를 얻기 바랍니다. 좋은 정보와 나쁜 정보를 가르기 위해서는 정보 제공자의 의도를 잘 파악해야 합니다. 

 

#마치며...

자극적인 정보에만 휩쓸려 다니면 나타나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근자감과 좌절감입니다. 일단 어떤 일을 해서 몇억을 단기간에 벌 수 있는 사례는 접했습니다. 그리고 그게 가능하다 믿습니다. 그러면 나도 가능하다 믿게 됩니다. 하지만 그 일을 실행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내가 버는 돈은 쥐꼬리 같아 보이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될 겁니다. 제가 과거에 그랬기 때문에 그 기분을 잘 압니다. 

 

'업력'이라는 것은 그 사람이 쌓은 '내공' 과도 같은 것입니다. 실제로 3년 만에 100만 원으로 10억 벌 수 있습니다. 정말 대단한 전략을 발견하거나, 운이 아닌 실력으로 벌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그런 일이 사실이라면, 그 사람은 적어도 10년 전부터 칼을 갈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게 정말 실력이라면 단기간 좋은 시장을 만났기 때문에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저 역시 가계부에 관심을 가지고 써온 시간이 벌써 10년입니다. 가계부에 관한 글을 자신있게 쓸 수 있기까지 10년이란 시간이 걸렸다는 뜻입니다. 

 

자산 증식에 왕도는 없습니다. 내실을 다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저급한 정보에 휘둘리지 마시고, 고급 정보를 가르는 눈과 귀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때가 되면 그 내공을 바탕으로 자산 증식을 성공시킬 것입니다. 우리는 그때가 올때까지 휘둘리지 않고 내실을 잘 다져야 할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