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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Money Insight

당신이 가계부를 써야하는 이유

by 투동자 황소장 2021. 2. 27.

아무나 붙잡고 가계부의 장점에 대해서 말해보라 한다면, 누구나 한 두 가지쯤은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가계부 쓰기가 자산 관리의 한 부분이라는 것도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자산 관리가 자산을 증식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쯤은 누구나 아는 상식인데, 그 효과의 크기가 와 닿지 않아서인지 많은 사람들은 가계부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자산관리라는 단어는 모호한 표현을 내포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말 그대로 내가 가진 '자산'을 '관리'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자산 관리를 잘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어보면, 대부분 하고는 싶은데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대답을 합니다. 

 

평범한 직장인들은 성실하게 일하며 사치 부리지 않는다는 것을 우린 알고 있습니다. 유별나게 비싼 음식을 매일 먹는 것도 아니고, 그저 소득 수준에 맞춰서 적당히 살아왔는데, 통장을 열어보면 모은 돈은 얼마 없는 게 현실입니다. 그리고 내가 가진것이 통장이 아닌 텅장인것에 대한 원인을 "소득이 너무 적어서"라고 결론 지어 버립니다. 

 

하지만, 소득 수준을 올리는 것은 만만하지 않습니다. 대기업은 스펙 좋은 소수의 차지이고, 대부분의 사람은 중소기업에 다니며 동결되거나 쥐꼬리만큼 인상되는 연봉을 받으며 꾸역꾸역 하루를 버텨나갑니다. 그런 힘든 삶에 희망을 줄 수 있는 힘을 가계부는 가지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투잡, 부업, 스마트스토어, 주식투자에 먼저 눈길을 줍니다. 

 

당신의 순자산은 얼마인가?

자산이란 자본과 부채의 합을 이야기 합니다. 순자산은 자산에서 부채를 뺀 나머지. 즉, 자본금을 말합니다. 여러분이 자산관리를 하고 있지 않다면 아래 질문들에 대답하기 힘들 것입니다. 

 

  • 여러분 가정의 순자산은 얼마인가요?
  • 작년에 얼마를 벌었고 얼마를 지출했나요?
  • 지난 몇 년간 당신의 자산은 몇 퍼센트의 비율로 성장해 왔나요? 혹은 어떻게 감소했나요?
  • 자산의 목표 금액은 얼마인가요? 그 금액을 모았을 때 다음 스텝은 무엇인가요?  

 

이 질문들에 대해서 명쾌한 대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자산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재무제표는 기업의 미래이다

주식에서 매수할 종목을 고르기 전에 우리는 좋은 기업과 나쁜 기업을 알고 싶어 합니다. 좋은 기업은 꾸준하게 이익을 낼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모든 투자자는 저평가된 좋은 기업을 고르고 싶어 합니다. 감으로 투자 기업을 찾아내는 것은 좋지 않은 방법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기에, 현명한 투자자들은 기업의 재무제표를 유심히 살펴봅니다.

 

내가 사려는 회사의 성장성은 어떤지, 주식의 가치 대비 꾸준한 수익을 내고 있는지, 기업의 부채 비율은 높지 않은지, 총자산의 가치는 어떤지 등등 기업의 경제활동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종합 보고서인 재무제표를 보면서 우리는 나름의 판단을 합니다. 우리는 매수 자로서 재무제표를 본다지만, 기업의 입장에서 재무제표는 어떤 의미일까요? 단지 주식 매수자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작성하는 것일까요? 

 

재무제표가 만들어진 이유는 과거에서 잘못된 점을 찾고, 기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것입니다. 기업이 펼친 사업을 데이터화해서 문제가 있는 사업은 고치고, 성장성이 더 높은 사업은 추진하기 위해서 재무제표를 활용합니다. 바둑으로 치면 일종의 복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재무제표의 근간이 되는 것이 손익계산서이고, 가정의 손익계산서가 바로 가계부입니다.

 

스스로를 기업이라고 생각하자

제가 결혼을 했을 때, 저는 가정을 기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내라는 독립회사와, 저라는 독립회사가 만나서 합병된 회사가 저희 가정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리고 저와 아내의 이니셜을 합쳐서 회사 이름까지 붙였습니다. 전 매일 우리 가정의 손익계산서를 작성했고, 그걸 모아서 재무제표 처럼 작성했습니다. 그리고 월말, 분기, 반기, 년에 지나온 자취를 돌아보면서 미래의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렇게 정리된 가계부 파일에 '투동자 가계부'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투자하는 노동자의 가계부 입니다.

 

가계부에는 저희 가정의 소득과, 지출이 빠짐없이 기록되어있습니다. 가격을 매기기에 애매한 현물은 제외하고, 1원의 오차도 없이 기입하려 노력했습니다. 이런 게 가능한 이유는 우리의 돈은 대부분 디지털의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예전처럼 현금을 많이 쓰던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숫자로 찍혀있는 돈은 쉽고, 정확하게 확인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산수만 할 줄 알면 오차가 거의 없이 기입이 가능합니다. 

 

그렇게 가계부로 투자금을 마련했습니다. 투자 수익 역시 재무제표처럼 작성합니다. 마치 하나의 투자회사를 경영하는 것처럼 그렇게 가정을 회사처럼 경영중에 있습니다. 이 대목에서 "저희는 결혼 3년만에 20억 정도를 투자금으로 굴리고 있습니다." 라고 말한다면 이글을 읽는 사람도 가계부에 혹할꺼라 생각합니다. 

 

큰 동기부여를 주지못해서 아쉽지만, 저희는 평범한 직장인 부부라 모아지는 돈의 크기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도 3년이채 안되는 기간동안 1억 이상의 투자금을 마련했습니다. 모은돈과 저희 부부가 각자 가지고 있는 돈을 투자금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목표금액을 모으는 속도가 점점더 빨리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소비에대해 요령이 생기고, 모은 돈은 고스란히 재투자되어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건 가계부를 쓰면 돈을 많이 모은다, 잘 못 모은다가 아닙니다. 만약 스스로를 기업이라고 생각하고, '나'라는 기업에서 빠져나가는 돈과 벌어들이는 돈을 모조리 장부에 기입한다면 자신의 성장성을 알 수 있습니다. 내가 정한 목표에 도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알 수 있고, 지나온 길중에 헛되이 소비된 목록을 확인하고 개선할 수 있습니다. 잘못된 행동을 수정하고, 미래를 고민한다면 데이터에서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더 빠르게 목표를 향해 갈 수 있는 방법도 찾아낼 수 있습니다. 

 

버는것보다 지키는것이 중요하다

워런 버핏이 말한 "투자 제1원칙 돈을 잃지 말 것, 제2원칙 1원칙을 잊지 말 것." 이라는 명언은 꼭 돈이 투자되어야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가진 돈을 어떻게든 잃지 말라는 것입니다. 내가 한 달에 한번 사 먹는 커피 값 4000원을 연 8%의 수익률로 매달 투자할 수 있다면 10년 후 72만 원이 되고 매달 4800원의 수익을 안겨주는 자산이 된다는 걸 안다면 당신의 행동은 변할 것이고, 행동이 변한다면 텅장이 아닌 통장을 갖게 될 것입니다. 

 

4000원을-월복리-계산으로-정리한-도표
월복리 계산기

 

오늘부터라도 기업가 마인드로 가계부 쓰기를 권합니다. 시작은 거창하지 않아도 됩니다. 한 달에 얼마를 쓰고 얼마를 버는지부터 기록하고, 총자산을 산출하는 노력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러면 어느순간 소비를 줄일 방법을 고민하고, 수입을 늘릴 방법을 고민하는 자신을 마주하게 될것입니다. 가계부를 어떻게 적어야할지 모르겠다면, 제가 예를 들어서 작성한 포스팅을 참고하셔서 힌트를 얻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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